[여행기] 홍천 어딘가 유원지 우중 캠핑 (듀랑고 롯지12, Lodge 12)

2021. 4. 12. 09:24Outdoor Gear/Shelter

 어렸을 땐 산속에서 그냥 자고 오는 부시 크래프터였는데 요즘은 오토캠핑 위주로 간다. 산속에서 혼자 최소한의 장비로 있다면 자그마한 소리에도 벌벌 떨고 또 추워서 벌벌 떨며 고생도 많이 하고 체력도 많이 좋았던 거 같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마음 맞는 친구와 둘이 부시크래프트 배낭여행을 계획하고 없는 돈 모아 장비를 꾸려 기차/버스 타고 각종 산간지방을 종이 지도와 나침반으로 활개치고 다닌 게 엊그제 같다. 

19년전 어렸을때 없는돈 모아 사용하던 캠핑 장비 (노란장판이 인상 깊다)

  우리가 어릴적 보았던 인디아나 존스처럼 탐험은 남자의 로망이자 동경의 대상이다. 물론 필자도 마찬가지로 끓는 피를 가지고 열심히 모험을 떠나보고 다양한 경험을 해본 거 같다.

10년전 춘천 어딘가 산속 탐험 중 발견한 동굴

 

그때의 이야기도 시간 날 때 차근차근 블로깅을 하겠지만 이번 글은 홍천의 어딘가에서 찾은 적절한 캠핑 장소를 MSR 무타 허바로 갔다 오고 맘에 들어 또 듀랑고 로지 12로 바꿔 한번 더 다녀온 가장 최근의 이야기이다.

 

 2021년 봄 우연히 장소를 찾게 되어 거의 썩어가는 MSR의 무타허바 텐트를 꺼내어 무박의 캠핑을 시도하였다.

MSR에서 제작한 무타 허바는 각종 매체에서도 간혹 보이는 붉은색과 하얀색의 색상이 대조되는 폴리 재질의 백팩킹용 텐트이다. 부피도 작고 편리 하지만 10년이 넘은 무타 허바는 결국 이번 캠핑에 수명을 다 하여 폐기하였다.

좌측 무타허바, 배낭은 USMC ILBE Pack

 

 때문에 큰 맘먹고 대형 텐트를 구매해서 다시 한번 방문해 보았다. 새로 구매한 제품은 듀랑고 롯지 12 + 그라운드시트 + 타프 세트이다. 생전 처음 면텐트를 사용해보는 경험이 되었다. 스펙은 하기와 같다.

 

  - 넓이(지름) 3857mm

  - 높이 2560mm

  - 무게 : 25kg (그라운드시트, 타프 제외)

  - 수용인원 : 6명 / 최대 10명

  - 면 100%, 바닥 PVC

  - 기본 구성 : 본체, 중앙 폴, 도어 폴, 스트링 12, 스틸 팩 23개, 가방

 

 스펙을 보면 알겠지만 오토캠핑용이라 엄청나게 무겁다. 이것으로 백팩킹은 불가능하며 대신 쾌적함과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사용해보니 2명은 호텔급 4명은 쾌적한 정도가 되겠더라.

 

 먼저 적절한 위치를 찾았으면 오염과 한기를 방지하기 위해 그라운드시트를 펼쳐 놓자 텐트 본체를 커버해야 하므로 사이즈가 매우 널찍하다. 적당히 그라운드시트가 세팅되었으면 본체 텐트를 올려놓고 차근차근 펼치면 된다.

그라운드시트 위에 올려놓은 텐트의 모습 

 

 사진으로 보이는 앙증맞은 친구가 텐트 본체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성인이 혼자 들기 끙끙거릴 정도의 무게를 자랑한다. 또한 펼치고 나면 엄청나게 큰 사이즈에 놀라게 된다.

 

비가 오는 중 이라 물기가 있다.

 

 

 

 과정을 찍기가 힘들어 사진이 없으나 펼쳐놓은 텐트에 달려있는 팩을 세팅하고 가운데 메인 폴대를 넣으면 기초 티피 텐트 형태의 모양이 나온다. 설치가 심플해서 사실 여기까지 했으면 50프로는 된 것이다. 이제 각 팩에 연결된 끈을 타이트하게 당겨 텐션을 주면 기본 텐트 완성

 

텐트 기본 형태가 완성되었다.

 

 

 참고로 메인 폴대를 세울 때 실내조명을 미리 끼워서 올리면 편하다. 높이가 상당히 높아 성인이라 하더라도 닿지 않는 높이에 걸이가 있기 때문이다. 이미 설치를 마쳤으면 동료를 목마라도 태워서 설치해야 한다.

 

실내전경. 메인 폴대와 입구 폴대가 보인다.

 

 본체 설치가 끝났으면 실내 정리정돈 후 조금 쉬자 그리고 타프를 설치한다.

본체의 입구와 연결된 타프

 

 사실 타프는 폴대만 잘 있으면 구성이 어렵지 않아 금방 설치한다. 일단 입구의 폴대 걸이에 타프를 연결해 주고 메인 폴대를 세운 후 팩을 통해 텐션을 주자.

 환기가 필요하면 텐트와 타프 사이에 타프를 넓게 펼쳐 공기 통로를 주어도 된다. 만약 춥고 프라이버시를 지키고 싶다면 텐트와 타프 사이에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도록 공간 여분을 타이트하게 막아주자.

 

구성 완료

 

 타프 내에 식사나 운치를 즐길 수 있는 프라이빗 공간이 생긴다. 또한 텐트 입구에 바람이 직접적으로 들이닥치지 않아 훈훈함과 안정감을 줄 수 있다.

타프 내 테이블과 의자에서 편하게 쉴수 있는 공간이 마련된다.

 

타프에서 쉬다가 발견한 이름 모를 귀여운 새.

 또한 개인 물품을 텐트가 아닌 타프 영역 내 보관이 가능하므로 공간 활용도가 높아지므로 타프를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아이스박스와 물통등은 텐트내에 보관하기 껄끄럽다.

 

  아웃도어에서는 밤엔 아주 깜깜하므로 실내 조명, 타프 내 보조 조명 x 2ea 정도는 있어야 한다. 필자는 실내조명의 경우 600Lm 출력의 랜턴을 사용, 액세서리나 용품 보관 쪽에는 120Lm의 조명, 테이블 쪽은 1000Lm의 조명으로 세팅하였고 각자 핸드 플래시 혹은 헤드랜턴을 사용하였다.

타프로 지붕이 만들어져 자연건조도 가능하다. (120Lm의 조명과 캠핑용품)

 보조 조명인 120Lm의 프린스톤텍 헬릭스 랜턴은 캠핑 물품 쪽에 세팅을 하였으나 밤이 되면 120Lm 가지고는 부족하다.

 

 

 뭐 세팅이 끝났으면 별거 없다. 즐기고 쉬자.

 

소고기

 고기 맛있게 먹고

 

쩝쩝

 

가스 스토브

 후식은 깔끔하게 너구리와 햇반이다. (츄릅) 3월이고 산속도 아니니 가스 스토브로 충분한 요리를 즐길 수 있으며 굳이 휘발유 버너를 사용하지 않았다.

 

오예

 

 실내는 넓다. 가방을 놓고 짐을 놔도 넓다. 성인 두명이 양팔 벌리고 자도 남는다. 그리고 원형 형태라 동서 남북으로 끝자락에 여유 공간이 있어 아주 넉넉하다. 또한 지퍼로 된 창문이 있어 필요시 밖의 상태를 확인하거나 빠른 환기가 가능하다. 실내가 넓다 보니 밤에 랜턴을 강력한 것으로 준비해야 큰 어둑어둑하지 않다.

 

타일형 실내 매트, 에어매트, 이불을 세팅한 듀랑고 롯지12 실내전경

 

 철수는 인테리어 물건을 빼낸후 팩 제거, 프레임을 무너뜨리면 금방이다. 다만 처음에 말했듯이 무게가 있다 보니 혼자 할 경우 힘이 많이 소모돼 시간이 많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백패킹 위주의 필자는 처음으로 대형텐트를 사용해 보았고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차량이 있다는 가정하에 사용 가능한 제품이지만 면텐트의 쾌적함, 넓은 공간, 생각보다 어렵지 않은 설치/회수는  이동 문제만 없다면 즐겁게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1박을 하기엔 운동을 하지 않은 분들은 몸살 날 것 같고 2박 정도면 편하게 쉬다 갈 좋은 장비가 되겠다.

 

USMC Machete

 

● 결론

  1. 폴리/나일론 텐트가 줄수 없는 면텐트가 제공하는 공기의 쾌적함

  2. 넉넉한 사이즈, 설치가 편한 티피 구조, 데드리프트가 가능한 무거운 무게

  3. 타프가 있으니 만족도 UP

  4. 저 캠핑장소는 승용차로 오기에는 부담되는 곳이라 SUV는 쾌적

 

 - 해당일 캠핑 중 근처에 추가로 오신 스타렉스 부자 캠퍼님이 후륜 + 비에 젖은 땅이라 계속 제자리에서 헛돌아 범퍼까지 잠겨 이동이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필자는 상시 싣고 다니는 14톤 구난 스트랩으로 파트타임 4륜구동의 4L 모드로 전환하여 구난을 시도하였고 성공적이었다. 4L 상태로 트랙션과 토크를 확보하고 스트랩을 잘 고정하였다면 저속으로 스트랩 텐션과 힘을 만들어주고 차를 구난 하자.

 구난 후  댓가를 한사코 거부하자 한아름 음식을 던져주고 가셨다. 혹시 4륜 SUV를 운용하시면 본인 혹은 요구자를 위해 견인 줄 정도는 갖고 다니는 것 이 좋겠다.